저녁 시간대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KBS 2TV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친밀한 리플리>입니다.
시청률 10% 돌파를 목전에 두며 “역시 일일극은 KBS”라는 말을 증명하고 있는데요. 제목만 봐서는 스릴러 영화 같기도 하고,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감이 잘 안 잡히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오늘은 이 드라마의 제목인 친밀한 리플리 뜻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리플리’ 증후군에 빠진 그녀들
드라마 제목의 핵심인 ‘리플리(Ripley)’는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에서 따온 말입니다.
리플리 증후군이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고,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으며 거짓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뜻합니다. 영화 <태양은 가득히>의 원작 소설 주인공 ‘톰 리플리’에게서 유래했죠.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차정원, 주영채 등)은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혹은 살아남기 위해 거짓말이라는 성을 쌓습니다. “가짜여도 좋다. 날아오를 수만 있다면”이라는 기획 의도처럼, 초라한 진실 대신 화려한 거짓을 선택한 인물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단어입니다.

2. 왜 하필 ‘친밀한’ 리플리일까?
보통 사기꾼이나 거짓말쟁이는 타인입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 대상이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모녀)’이라는 점이 충격적입니다.
극 중 고부 관계(시어머니와 며느리)로 만난 두 여자가 사실은 친모녀 사이였다는 설정이 밝혀지며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 친밀한 관계: 천륜으로 묶인 엄마와 딸.
- 리플리적 상황: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혹은 알면서도 ‘건향가’라는 거대한 부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속이고 짓밟는 거짓말 전쟁.
즉, <친밀한 리플리>는 가장 사랑해야 할 모녀가 가장 치열하게 서로를 속여야 하는 아이러니한 비극을 뜻합니다.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출생의 비밀’을 피카레스크(악인이 주인공인 장르) 형식으로 비틀어, 단순한 권선징악이 아닌 입체적인 인간 군상을 보여줍니다.
3. 시청률 10% 육박! 인기의 비결은?
방영 초반 7.9%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입소문을 타고 최근 9.9%~10.0%까지 치솟았습니다. (닐슨코리아 기준)
인기의 첫 번째 비결은 ‘압도적인 비주얼’입니다. 기존 일일드라마의 칙칙한 세트장 느낌을 벗어나, 롯데월드타워 로케이션 촬영과 고급스러운 색보정으로 “주말 드라마 같다”는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클리셰 비틀기’입니다. 보통 계모는 악독하고 친엄마는 애틋하게 그려지지만, 이 드라마는 반대입니다. 의붓자식을 더 챙기는 계모들(공난숙, 한기웅)과 친딸과 갈등을 빚는 친엄마들의 모습이 신선한 충격을 주며 몰입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시아, 이일화, 이승연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인기 견인의 일등 공신입니다.
마치며
친밀한 리플리는 거짓으로 쌓아 올린 성공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너져가는 인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100부작의 대장정이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과연 이 ‘거짓말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그리고 파국 끝에 찾아올 진정한 ‘친밀함’은 회복될 수 있을까요? 매일 저녁 7시 50분, 그 결말을 함께 지켜보시죠.